목록은 여전히 벽에 붙어 있다. 하나도 더 보태지 않은, 원래 그대로다. 목록을 처음 작성한 뒤 지난 이십 년 동안 새로 생산된 5~6백 가지 제품들 중에 단 한 가지도 추가되지 않았다.

집에는 외적 질서와 내적 질서가 있다. 외적 질서는 눈에 보이는 집 관리다. 내적 질서는 생각들, 여러 단계의 정서들, 아이들과 관련하여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들의 질서다. 어머니가 생각한 집은 결국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. 남자나 연인을 위한 집이 아니었다. 남자들은 절대 모르는 일이다. 남자들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, 집을 창조하지는 못한다. 원칙적으로 남자들은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. 남자들이 하는 일은 실질적인 일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. 극장에 데려가고 산책을 나가는 것, 그 정도가 전부다. 남자들이 퇴근하고 돌아올 때 아이들은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고 침대로 갈 준비를 마친 상태로 그 품에 안긴다. 남자들은 행복을 느낀다. 남자들과 여자들은 태산만큼 다르다.